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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후기

금강제화 여성 샌들 (feat.재난금)

by 붉은앙마 2020.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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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앙마에요!

저에겐 20년전부터 지갑에 굴러 다니던 금강제화 상품권 만원짜리 두 장이 있었어요. 상품권을 보자 갑자기 든 생각이, '재난금으로 금강제화 샌들은 사는 게 어떨까? 상품권도 쓸겸~'이었어요.

그래서 자주 지나다니던 길에서 본 금강제화 매장을 인터넷으로 찾아 전화를 해봤어요. 대구백화점 정문 바로 옆에 있는 금강제화 대구본점인데요, 직영점이라서 재난금을 사용할 수 없다는 이야길 들었어요. 그렇지만 가맹점에서는 재난금을 사용할 수 있대요. 서부정류장에 있는 랜드로바 매장을 몇 번 본 적 있어서 거기서 재난금을 쓸 수 있냐고 여쭤보니 거긴 된다는 거에요. 그래서 서부정류장 랜드로바 매장의 번호를 알려 달라고 해서 전화해서 직접 여쭤보고 영업시간이 언제까진지도 알아보곤 곧장 달려 갔어요.

그렇게 가서 재난금과 금강제화 상품권으로 사 온 여성 샌들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먼저 언박싱샷

금강제화 박스에요. 전 옛날부터 금강제화에 호감이 있었어요. 금강제화는 딱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신발을 만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전 신발을 고르는 기준이 1. 발이 편할 것, 2. 튼튼할 것, 3. 적당히 예쁠 것, 이렇거든요. 금강제화 신발은 쿠션도 많이 들어 가고 굽이 많이 높지도 않고, 굽이 높은 신발은 앞굽도 같이 높여서 플랫폼 스타일로 최대한 발 편하게 만들잖아요. 그 점이 제일 마음에 들었고 또 좋은 소재로 튼튼하게 만드니까 오래 신을 수 있고, 그러면서도 적당히 예쁘다는 게 좋은 거 같아요.

외국 명품 구두 브랜드 지미추나 마놀로블라닉 같은건 구두가 정말 아름답긴 한데 발이 너무 불편하잖아요. 환상적으로 아름다운 고문도구죠. 제 돈 주고 구매하긴 커녕 누가 저한테 신고 다니면 월급을 주겠다고 해도 못 신겠어요. 저는 고통은 감내할 가치가 없다는 확고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에요. 

어때요? 꽤나 예쁘죠? 적당히 심플하면서, 그러나 심심하지 않게 여기저기 색상 변화를 주었고, 평행하는 두 선 사이로 사선으로 떨어지는 밴드도 있어서 이것 역시 디자인에 약간의 재미를 더해 주죠. (제 느낌적인 느낌 ㅎㅎ)

앞쪽에도 뒷쪽에도 쿠션이 상당히 들어가 있어요.

이렇게 보면 굽이 꽤 높아 보이죠? 6~7cm 정도? 그렇지만 앞굽이 2~3cm 들어가 있어요. 쿠션 형태로요. 그래서 실제로 발이 느끼는 굽 높이는 4~5cm 정도 된답니다. 발이 아플 정도의 굽은 아니죠. 그리고 굽이 너무 없는 플랫 슈즈도 뼈 건강에 안 좋다고 해요. 굽이 너무 없으면 충격이 척추로 고스란히 전달 된답니다. 3~4cm 정도의 굽이 쿠션 역할을 하는 것이 발 건강 뼈 건강에 가장 좋다고 해요. 

웨지힐을 자세히 찍어 봤는데 굉장히 딱딱해요.

바닥을 뒤집어 보면 미끄럼 방지 처리 되어 있고 르느와르 브랜드가 새겨져 있고 245라고 사이즈도 찍혀 있어요. 제 발 사이즈는 240인데 요 제품은 좀 작게 나와서 한 치수 큰 걸 사왔어요. 

발 뒤꿈치 쪽에는 르느와르가 새겨져 있어요.

어때요, 어디에나 무난하게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습니까?

서부정류장 랜드로바 매장의 서비스 방식도 마음에 들었어요. 어떤 구두 매장에 가면 점원분이 직접 발에다 구두 신겨 주시고 그러잖아요? 전 그거 되게 불편해 하거든요. 서부정류장 랜드로바 점은 직접 신겨주지 않으시고 의자로 안내하면서 마음껏 신어보라고 사이즈 맞는 구두 내주셔서 편하게 이리저리 신어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샌들의 가격은 238,000원이었는데요, 제가 만원짜리 상품권 2장을 가져가서 재난금을 218,000원을 결제했어요.

제 동생이 인터넷으로 10만원짜리 금강제화 상품권 7만 4000원에 살 수 있다고 상품권 사다가 사면 더 싸게 살텐데 하고 아쉬워 하더라구요. 근데 인터넷으로 상품권 구매할 때 재난금 못 쓰잖아요. 전 재난금 외의 돈으로 샌들을 살 생각은 전혀 없어 가지고 조금 비싸게 주고 사는 셈 쳤어요. (재난금 말고 본인의 돈으로 금강제화 구입하실 분은 금강제화 상품권을 인터넷으로 구입하시는 게 좋아요. 많이 할인되요. 금강제화는 상품권으로 구매하는 게 제맛입니다. ㅎㅎ)

제 동생이 오늘 제 샌들 가져가서 캐럿이라고 독일제 가죽 에센스로 광 내주고 있어요. 차칸뇨석 ㅎㅎㅎ

요녀석 결혼식날 꼭 요 샌들을 신어야 겠어요. ㅎㅎㅎ

218,000원이면 저한텐 상당히 비싼 금액이에요. 제가 생각하는 적절한 신발 가격은 5만원 이하에요. 그러니까 적정 가격의 4배를 넘게 주고 샌들을 산거니까 사치를 한 거죠. 근데 살면서 사치를 한 번도 안 해 보는 건 슬프지 않나요? 나는 그래도 사치를 몇 번은 해 봤다! 이래야 편안히 눈 감을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리고 전 제가 피 땀 흘려 번 돈을 사치하는 데 쓰는 건 싫거든요. 제 부모님이 피 땀 흘려 번 돈을 사치하는데 쓰는 것도 싫어요. 근데 재난금은 저의 노동도 부모님의 노동도 들어가지 않은 돈이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재난금을 사치하는데 써볼만하다고 느꼈습니당.

재난금으로 작은 사치를 즐겨 보시길 추천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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