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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후기

[대구 옥포 맛집] 청년다방 - 빨간크림 떡볶이 (feat. 재난금)

by 붉은앙마 2020.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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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앙마에요!

오늘은 떡볶이가 땡겨서 동네 맛집 청년다방을 찾았어요. 두 번째 방문이네요. 

청년다방이라는 이름에서도 삘이 오듯이 레트로한 감성과 B급 유머가 잘 버무려진 재미진 식당이에요. 인테리어를 쭈욱 다 보여드리고 싶은데 오늘 손님들이 여러 테이블에 앉아 계셔서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어요. 손님 안 계신 쪽으로 벽 장식만 조금 보여 드려요.

저번에 왔을 때도 손님들이 꽤 많았어요. 참하게 장사가 잘 되는 동네 식당을 보면 저도 마음이 뿌듯해 집니다. 손님이 너무 많아서 오래 기다리는 정도는 아니고 여러 테이블에서 손님들이 식사를 즐기고 계셨어요.

요기 메뉴판 보면 맛나 보이는 메뉴가 너무 많아서 고르기가 참 힘들어요. 이것도 먹고 싶고 저것도 먹고 싶고~ 결정장애가 오는 메뉴판입니다. 저번엔 깻잎순대 떡볶이를 먹었어요. 깻잎도 순대도 제가 참 좋아하는 식재료거든요. 그래도 이번엔 또 새로운 메뉴를 먹어봐야 겠죠? 오랫동안 고르고 고른 끝에 빨간크림 떡볶이를 주문했어요.

엇! 근데 게시물을 작성하면서 보니 뭔가 이상하네요. 메뉴판에는 빨간크림 떡볶이에 날치알 토핑 올라간다고 되어 있는데 오늘 제가 먹은 빨간크림 떡볶이에 날치알 없었는데요? 흠좀무... 날치알 토핑 깜빡 하신걸까요? 재료가 다 떨어졌던 걸까요? 쪼매 아숩네요. 일찍 알아챘으면 날치알 토핑은 없냐고 여쭤봤을 텐데 저도 메뉴판에서 날치알 본 거 막상 식사 나왔을 때는 까먹었어요.

메뉴판을 다 올려 봅니다. 맛있어 보이는 메뉴 진짜 많아요.

청년다방 본사에서 메뉴 개발을 진짜 잘한 것 같아요.

하나같이 주옥같은 메뉴들이죠?

지난 번에는 쿨피스 한 통을 주문해서 먹었는데 이번에는 쿨피스가 빨간크림 떡볶이 메뉴에 포함되어 나오는 줄 착각하고 빼먹었네요. 신떡에선 세트 메뉴에 쿨피스 딸려 나와서 신떡이랑 헷갈렸어요.

 

여기 커피도 파는데 지난 번에 왔을 때 어떤 분이 테이크아웃 해가는 걸 봤는데 대포알 만큼 큰 컵에 담아주더라구요. 

 

옛날 빙수도 맛있어 보이고 단호박 식혜와 미쑤까루도 친근하고 푸근한 메뉴들 아닙니까? 이 레트로함 정말 좋아요. ㅎ

드디어 나왔어요. 2~3인분 정도에요(괜찮아요~ 남으면 포장되요~). 14,000원의 가격으로 프리미엄 떡볶이 입니다. 저 혼자 먹으면 남은 거 포장해 가서 두끼 먹을 수 있기 때문에 한 끼에 7,000원의 합리적 가격대 식사가 됩니다.

보세요~ 역시 날치알이 없었던 게 맞죠? 그러고 보니 메추리알이 올라가 있네요. 날치알이 다 떨어져서 대신 메추리알을 올리신 걸까요? 귀여우시다 ㅋㅋㅋ 물론 메추리알도 알이죵 ㅎㅎ

빨간크림 떡볶이의 특징은 이렇게 국물에 크림이 듬뿍 들어간 것이에요.

크림 마블링이 존나 이뿌죠?

먼저 뿔 수 있는 라면사리를 퍼서 능숙하게 먹어 줍니다.

국물에 크림을 열심히 섞어 주었더니 이렇게 국물이 오묘한 가을 웜톤 코랄빛이 되었네요. 근데 아수운 점은 크림 맛을 잘 모르겠어요. 크림이 많이 들어간 건 눈으로 봤는데 다 섞어 놨더니 크림 맛 안 나는 데요? 약간 부드러운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래요. 

만두도 뿔길래 얼른 꺼내서 먹어 줍니다.

청년다방 떡의 특징이 이렇게 뱀처럼 길어요. 결국 먹을 때는 가위로 잘라서 편리하게 먹는데요, 요렇게 뱀처럼 길다란 떡은 보기에 확실이 먹음직스럽더라구요.

메추리알 2개도 냠냠 먹어줬어요. 날치알 대신 올려 주실거면 커다란 계란 2개 넣어 주시지~ 메추리알은 너무 작아요. 

전 계란 넣은 떡볶이를 좋아해요. 계란 부숴가며 국물에 찍어 먹으면 맛있잖아요. 다 익은 계란 노른자 떡볶이 국물에 섞어 먹으면 꼬소롬하고 맛있죠.

배가 불러서 이 쯤에서 접어야 할 것 같아요.

요렇게 가지고 가기 쉽도록 깔끔하게 포장해 주셨어요. 집에 들고 가서 저녁에 전자레인지로 데워 먹을 거에요. 피자와 떡볶이의 장점은 나중에 전자레인지로 데워 먹어도 변함없이 맛있다는 점 아니겠습니까? ㅎㅎ

요런 프리미엄 떡볶이도 좋지만서두 저는 전통시장에서 파는 떡볶이가 참 그리워요. 예전에 영어 학원 강사할 때 학원 바로 앞에 전통 시장이 있었어요. (월배 시장) 그래서 수업 없는 시간에 시장에 쪼르르 달려 가서 떡볶이를 사먹었거든요. 그 재미가 참 좋았어요. 전 사실 강사일은 적성에 잘 안 맞았어요. 초등학생은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중학생 애들 비위 맞추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별로 즐겁지 않은 강사 생활 중에 아침에 일어나면 학원 가기 싫었지만 저녁 공강 시간에 떡볶이 사먹을 생각하면 힘이 불끈~ 솟아났지요. 강사 생활은 사실 떡볶이 힘으로 버틴것 같습니다. ㅎㅎ

저는 떡볶이와 어무니와 관련된 추억도 있어요. 전 꼬마 때부터 떡볶이를 참 좋아했어요. 제가 하도 떡볶이를 좋아하니까 우리 어무니가 친해진 분식집에 외상 거래를 터줬어요. 제가 언제든지 가서 떡볶이를 맘껏 먹으면 어무니가 나중에 한꺼번에 계산해 주셨죠. (어무니의 사랑~) 그 때 너무 행복했던 기억이 있어요.

저는 대구 상인초등학교를 나왔는데요, 그 앞에 문방구 3개가 있었어요. 그리고 문방구에서 하교 시간 때쯤 떡볶이를 팔았죠. 그 당시엔 놀랍게도 떡볶이 한 접시에 100원이었던 것 같아요. 저 그거 사먹는 거 엄청 좋아했어요. 그 떡볶이는 너무 오래 끓여서 다 뿔어 있었는데, 그 뿔어있는 맛이 또 나름의 매력이 있더라구요. 맨날 사먹고 국물까지 싹 다 마셨던 게 기억나요.

지금 집 근처에는 프리미엄 떡볶이 집이 두 군데 정도 있는 것 같아요. 청년다방과 신참 떡볶이요. 그렇지만 떡볶이 하면 역시 전통시장 떡볶이가 그리운 고향의 맛 아니겠습니까? 지금 사는 집 근처는 상권이 참하게 잘 형성되어 있지만 가까운 곳에 전통시장이 없는 것은 참 아쉬워요. 다음에는 전통시장을 옆에 끼고 있는 떡세권에서 살고 싶네요.

재난금으로 맛난 거 많이 사드세요~ 재난금으로 사드시면 더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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