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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정보&식도락

아질산염: 스팸의 숨은 비밀, 암을 부를까?

by 붉은앙마 2025.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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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에 올라오는 스팸 한 조각. 짭짤하고 고소한 그 맛 뒤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을까요? 바로 아질산염이라는 식품 첨가물입니다. 아질산염은 스팸, 소시지, 베이컨 같은 가공육의 필수 성분으로, 색을 예쁘게 만들고 세균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지만, 한편으로는 "발암물질"이라는 무서운 꼬리표가 따라다닙니다. 과연 아질산염은 정말 우리 건강을 위협하는 존재일까요? 스팸 속 아질산염이 암을 유발할 가능성을 꼼꼼히 파헤쳐 보겠습니다.

아질산염이란 무엇인가요?

아질산염(Sodium Nitrite, NaNO₂)은 질산염(Nitrate, NO₃⁻)에서 한 단계 더 간소화된 화합물로, 주로 식품 보존제와 발색제로 사용됩니다. 스팸이나 햄 같은 가공육에 첨가되면 고기의 선홍빛 색상을 유지하고,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 같은 위험한 세균의 성장을 억제해 식중독을 예방합니다. 게다가 고기의 풍미를 더해주는 역할까지 하니, 가공육 업계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만능 재료"죠.

 

하지만 아질산염은 자연에서도 발견됩니다. 채소(특히 시금치, 셀러리)와 토양, 심지어 우리 몸에서도 소량 생성되는데요. 문제는 식품 첨가물로 사용될 때, 특히 가공육에서 그 양과 반응성이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이 아질산염이 정말로 위험한 걸까요?

스팸 속 아질산염, 어떻게 들어가나요?

스팸을 만들 때 아질산염은 보통 아질산나트륨 형태로 첨가됩니다. 이 과정은 단순히 맛을 내기 위한 게 아닙니다. 아질산염은 고기의 단백질과 반응해 니트로소마이오글로빈이라는 화합물을 형성, 고유의 분홍빛을 띠게 합니다. 또, 세균이 번식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어 유통기한을 늘려주죠.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 FDA 같은 기관은 아질산염의 사용량을 엄격히 규제하는데,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가공육 1kg당 0.07g 이하로 제한합니다.

 

그런데 스팸 한 캔에는 대략 아질산염이 얼마나 들어갈까요? 정확한 양은 제조사마다 다르지만, 규제 기준 내에서 소량(보통 100~200ppm 수준)만 사용됩니다. 이 정도 양은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문제는 아질산염이 우리 몸에서 어떻게 변하느냐에 있습니다.

아질산염이 발암물질로 변할 가능성은?

아질산염 자체는 발암물질이 아닙니다. 하지만 특정 조건에서 **니트로사민(Nitrosamines)**이라는 발암물질로 변할 수 있습니다. 니트로사민은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2A군(인간에게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으로 분류된 물질로, 대장암, 위암 등과 연관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죠. 그렇다면 아질산염은 어떻게 니트로사민으로 변할까요?

1. 조리 과정에서의 반응

스팸을 고온에서 튀기거나 구울 때, 아질산염이 고기의 아민(단백질 분해 산물)과 결합해 니트로사민을 생성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특히 130℃ 이상의 고온 조리에서 이 반응이 활발해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팸을 바싹 구워 먹을 때마다 약간의 니트로사민이 생길 수 있다는 거죠.

2. 위장에서의 반응

우리 위는 산성 환경(pH 1.5~3.5)이라 아질산염이 아민과 반응하기 좋은 조건입니다. 스팸을 먹은 후 위장에서 아질산염이 단백질이나 기타 화합물과 만나 니트로사민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비타민 C나 E 같은 항산화제가 이 반응을 억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죠. 그래서 일부 제조사는 아질산염과 함께 항산화제를 첨가하기도 합니다.

3. 장내 미생물의 역할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장내 미생물이 아질산염을 대사하면서 니트로사민을 생성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는 개인의 장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과학이 말하는 아질산염의 위험성

세계보건기구(WHO)와 IARC는 2015년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며 아질산염의 잠재적 위험을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아질산염 자체보다는 가공육 전반(아질산염, 포화지방, 기타 첨가물 포함)의 섭취가 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하루 50g의 가공육을 꾸준히 섭취하면 대장암 위험이 약 18%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죠.

 

그렇다고 스팸 한 조각을 먹는 즉시 암에 걸리는 건 아닙니다. 암은 다인자 질환으로, 아질산염뿐 아니라 흡연, 음주, 유전, 생활습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게다가 한국인의 식단에서 가공육 섭취량은 서구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 스팸을 가끔 즐기는 정도로는 큰 위험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질산염, 얼마나 먹어도 안전할까?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아질산염의 **1일 허용 섭취량(ADI)**을 체중 1kg당 0.07mg으로 정했습니다. 60kg 성인이라면 하루 약 4.2mg까지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다는 뜻이죠. 스팸 한 캔(200g)에 들어 있는 아질산염은 보통 2~4mg 수준이니, 한 캔을 통째로 먹어도 허용량을 초과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스팸 외에도 소시지, 햄, 베이컨 등 다른 가공육을 함께 먹는다면 섭취량이 누적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채소에서 자연적으로 섭취하는 질산염도 아질산염으로 변환될 수 있으니, 전체 식단을 고려하는 게 중요합니다.

스팸을 더 안전하게 먹는 법

스팸을 사랑하지만 건강이 걱정된다면, 몇 가지 간단한 방법으로 아질산염의 잠재적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1. 저온 조리: 스팸을 고온에서 튀기거나 굽는 대신, 찌거나 데쳐 먹으면 니트로사민 생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팸김밥이나 스팸볶음밥처럼 부드럽게 조리하는 방법이 좋죠.
  2. 항산화제 섭취: 비타민 C가 풍부한 과일(오렌지, 키위)이나 채소(브로콜리, 피망)를 함께 먹으면 니트로사민 생성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3. 적당히 즐기기: 스팸을 매일 먹기보다는 일주일에 1~2번 정도로 줄이고, 신선한 채소와 단백질 위주의 식단으로 균형을 맞추세요.
  4. 저염·저아질산염 제품 선택: 요즘은 아질산염 함량을 줄이거나 천연 대체재(셀러리 추출물 등)를 사용한 제품도 많으니, 라벨을 꼼꼼히 확인해보세요.

결론: 스팸, 계속 사랑해도 될까?

스팸 속 아질산염은 적정량 내에서는 안전하지만, 고온 조리나 과다 섭취 시 니트로사민이라는 발암물질로 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스팸 한두 조각을 가끔 먹는 정도로는 암 위험이 크지 않으니, 너무 겁낼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건 균형 잡힌 식단적절한 조리법입니다. 스팸을 사랑한다면, 비타민 가득한 채소와 함께 똑똑하게 즐겨보세요.

 

그러니 다음에 스팸을 꺼낼 때, 약간의 주의와 함께 그 맛을 마음껏 만끽하세요. 스팸은 여전히 우리의 소울푸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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