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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후기

자라 이모션즈 디스커버리 키트 - 조말론 콜라보 - 자말론 향수

by 붉은앙마 2021.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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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조말론 향수 좋아하시죠? 

 

그러나 조말론 향수는 가격이 사악하지 않습니까? 100ml에 20만원 정도입니다. 

 

그런데 조말론CBE와 콜라보 하여 조말론이 직접 조향한 향수를 자라에서 90ml에 49,000원의 가격으로 판매한다고 합니다. 이거슨 거의 자선사업이 아닙니까? 자라에 훈장을 줘야할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자라 X 조말론CBE 콜라보 향수를 자말론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작명 센스 정말 쩌네요. 

 

그래서 저는 자말론 향수를 구입하겠다고 생각하고 홈페이지에서 각 향수에 대한 설명을 읽어봤지만 도대체 무엇을 골라야 할 지 알 수 없었습니다. 

 

대구 반월당에 있는 자라 매장에도 가봤지만 8개 향수가 다 진열되어 있지도 않은데다가 잠깐 맡아본다고 해서 향을 제대로 파악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라 홈페이지에서 29,000원+배송비를 지불하고 자라 이모션즈 디스커버리 키트를 주문했습니다. 

자라 이모션즈 디스커버리 키트

 

오늘은 이 자말론 8개 향수의 후기를 써보고자 합니다. 

자라 이모션즈 디스커버리 키트 

자라 이모션즈 시리즈(일명 자말론)는 총 8개의 향수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튜베로즈 누와

2. 아말피 선레이

3. 네롤리

4. 베티버 팸플무스

5. 워터릴리 티드레스

6. 보헤미안 블루벨

7. 플뤠르 드 패츌리

8. 에보니 우드

 

 

 

한 병당 4ml 용량입니다. 

 

8개의 향수를 시향지에 충분하게 적셔서 계속 향을 맡아보며 잔향까지 모두 빠짐없이 파악했습니다. 각 향수에 대해서 전반적인 평을 쓰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튜베로즈 누와

처음에 향을 맡았을 때 감미로움이 확 풍겼습니다. 머스크처럼 따사롭고 포근한 향을 좋아하는 제게 첫인상이 굉장히 호감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계속 맡아보니 고무 냄새, 새로 산 가구 냄새처럼 약간 머리 아픈 느낌의 향이 있습니다. 뭔가 고혹적이고 미스테리하고 복잡한 향입니다. 난해하고 어려운 향인 것 같습니다. 

 

2. 아말피 선레이

시트러스인데도 향이 약하지 않고 뭔가 굉장히 '쨍'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선레이'라는 향수 이름처럼 햇살을 형상화한 향일까요? 어릴 적에 어무니는 제 빨래를 모두 삶으셨습니다. 커다란 스댕 대야에 넣어 제 빨래를 모두 삶아서 마무리 하셨는데 바로 그 '삶은 빨래' 냄새와 비슷합니다. 빨래 비누와 유사한 향인데다가 '쨍'한 느낌이 보태져서 '삶은 빨래' 향이 된 것 같습니다. 저의 차일드후드 노스탤지아(어무니의 사랑)를 자극하기도 하고 느낌이 좋아서 저의 원픽이 되었습니다.

 

3. 네롤리

아름답고 우아한 꽃향이 납니다. 저는 조말론의 자서전을 세 번이나 읽었는데 조말론은 오렌지 블라썸(네롤리) 노트를 가장 좋아합니다. 오렌지 블라썸은 오렌지 과일의 향이 아니라 하얀 오렌지 꽃의 향입니다. 옛날에 이탈리아 공주 네롤라가 오렌지 블라썸 오일을 즐겨 사용해서 오렌지 블라썸에 '네롤리' 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조말론은 자서전에서 오렌지 블라썸을 "내가 천국에 가져갈 단 하나의 노트" 라고 표현했습니다. 영국의 왕세손비 케이트 미들턴은 윌리엄 왕세손과의 결혼식에 조말론의 오렌지블라썸 캔들을 직접 골라 사용했다고 합니다. 

 

꽃향인데 굉장한 미녀에게서 날 것 같은 그런 향입니다. 좋은 향이지만 상당히 페미닌한 향이라 제가 원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남녀공용 향수를 좋아합니다. 

 

4. 베티버 팸플무스

제 코에는 자몽향인 것 같은데 홈페이지에는 포멜로의 향이라고 합니다. 포멜로도 시트러스라고 알고 있는데 자몽과 향이 비슷한가 봅니다. 저는 시트러스향을 굉장히 좋아하지만 지속력이 짧아서 제가 원하던 향수는 아닙니다.

 

5. 워터릴리 티드레스

저는 '청순'이라는 표현을 매우 싫어하지만 이 향수는 어쨌든 아주 청순한 향입니다. 물향도 좀 있습니다. 왠지 한국에서 대히트할 것 같은 향입니다. 여성스럽고 청순하고 누구에게나 무난하게 호감을 줄 것 같은 그런 향입니다. 이 역시 남녀공용 향수를 원하는 저와는 안 맞는 것 같습니다.

 

6. 보헤미안 블루벨

톱노트가 라벤더향입니다. 제가 아로마테라피로 라벤더 에센셜 오일을 즐겨 사용했는데 라벤더 에센셜 오일향이 물씬 풍깁니다. 잔향은 감미롭습니다. 저는 라벤더향을 딱히 좋아하지도 않고 라벤더 에센셜 오일도 더 이상 재구매하지 않을 겁니다. 제가 원하는 향은 아니라는 거죠.

 

7. 플뤠르 드 패츌리

이 향을 맡아보고 '패츌리'의 향이 무엇인 지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랑방 루머1(루머2 로즈 말고)를 구입한 적이 있습니다. 루머1의 노트를 보면 '패츌리'가 들어 있었는데 바로 그 루머1의 향과 비슷했습니다. 그래서 '음, 이게 패츌리구나.' 라고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패츌리향을 제가 그닥 좋아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8. 에보니 우드

자라 이모션즈 시리즈 중에 아주 주목을 많이 받은 향수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 이름을 보고 별로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에보니 '우드' 라니 나무 냄새가 날 것 같았거든요. 그리고 저는 나무향을 별로 안 좋아합니다. 나무 냄새가 나는 향수를 몇 번 접해봤는데 제 코에는 전부 '찜질방 불가마 냄새' 같았습니다. 에보니 우드의 나무향도 저에게 별로 좋은 느낌을 주지 못했습니다.

 

저는 튜베로즈 누와와 아말피 선레이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가 튜베로즈 누와는 향에 머리 아픈 느낌이 있어서 향수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더욱 싫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빨래 비누의 깔끔한 향을 싫어하는 사람은 적을 거 같아서 결국 아말피 선레이를 골랐습니다. 

 

5월 19일이 제 생일입니다. 저는 생일날 제 동생에게서 향수 조공을 받습니다. 물론 저도 제 동생 생일날에 조공합니다. ㅎㅎ 올해는 제 동생에게 '아말피 선레이'를 사달라고 해야겠습니다.

 

 

결승전까지 올라간 튜베로즈 누와
나의 원픽이 된 아말피 선레이

여기까지가 자라&조말론CBE 콜라보 자라 이모션즈 시리즈 8개 향수에 대한 저의 후기입니다.

모쪼록 자말론 향수를 구입하실 때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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