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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픽션

[리얼 스토리 콜렉션]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

by 붉은앙마 2020.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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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앙마에요!

저는 픽션을 별로 안 좋아해요. 소설, 드라마, 영화... 이런 거 좋아해 보려고 애를 쓴 적도 많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로 끌리지 않더라구요. 대신 논픽션은 엄청 좋아합니다. 신문 기사, 뉴스, 다큐멘터리, 자서전... 이런 논픽션은 정말 흥미진진하더라구요. 저는 왜 허구의 이야기를 읽어야 하는지, 봐야 하는 지, 들어야 하는 지 잘 모르겠어요.

허구의 이야기 보다는 차라리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가 더 재밌어요. 웹툰도 보다가 때려치웠는데 인스타그램 일상툰은 재밌어요.

저는 자서전도 아주 좋아해요. 학창시절에 수학이 항상 어려웠는데 수학을 잘 해 보겠다고 수학자들 자서전도 많이 읽었어요. 가우스, 라마누잔, 튜링, 내쉬 등등의 자서전을 읽었지요. 수학자들의 마인드를 들여다 보면 수학을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봤던 건데요. 아주 흥미진진했어요. (근데 수학을 잘 하는 데는 도움이 안 됐습니당)

스티브잡스나 조말론 같은 창업자의 자서전도 재밌더라구요. 제가 더 일찍부터, 학창시절부터 창업자들의 자서전을 읽었더라면 저도 창업했을 것 같아요.

생생한 리얼 스토리를 혼자서 즐겼는데 앞으로는 공유 해 보려고 해요. 이렇게 시작한 [리얼 스토리 콜렉션]의 첫 번째는 김규진님의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 입니다. 위즈덤하우스에서 나온 작고 예쁜 책이에요. 구경 좀 하시죠~

'매일매일 작은 승리를 이루는 일상의 히어로들이 세상을 바꾼다!' 띠지에 있는 이 표현 너무 좋지 않아요? 매일매일의 작은 승리~ 이건 제가 추구하는 것이기도 해요. 전 헬조선과 상당히 맞지 않는 인성을 타고 태어났다고 느끼는 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탈조하지 않고 매일매일 작은 승리로 헬조선을 바꾸어 나가겠다는 결심을 했죠.

영화 '벌새'로 온갖 상을 죄다 쓸어 모으신 김보라 감독님이 서평을 써주셨네요. '자신을 사랑하는 작가의 밝은 에너지'라는 대목이 크게 와 닿았어요.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도 김규진님은 자신을 매우 사랑하신다는 점이었어요. 저도 자기애라면 한 가닥 하는 사람이라 김규진님에게 엄청 공감하며 읽었어요.

책 크기 보이시나요? 살짝 자그마하고 예쁜 책입니다. (제 손이 대빵 큰 거 아니에요~)

규진님의 싸인북을 받을 수도 있다고 했는데 당첨운이 별로 없던 저는 '내가 당첨 되겠어?' 하며 기대도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왠걸~ 제가 싸인북을 받았어요!

김규진님은 중학교 때부터 자신이 레즈비언임을 깨닭았더라구요? 자신을 사랑하는 규진님은 자책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레즈비언의 길을 가지요.

 

본격적으로 레즈비언 관련 문화 콘텐츠를 소비하려고 찾아 봤데요. 근데 레즈비언 관련 스토리는 다 비극이더래요. 결국 사회의 벽에 부딪쳐 자살한다던가, 헤어진다던가 뭐 그런 식이요. '레즈비언은 행복하게 살면 안 돼?', '왜 아무도 레즈비언으로 행복하게 사는 법은 알려 주지 않는 거지?' 이런 생각을 하다가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기로 하셨답니다. 

 

규진님은 지금까지 커밍아웃을 500번은 족히 하셨답니다. 거짓말 하기 싫은데 레즈비언임을 숨기기 위해서는 여러 상황에서 많은 거짓말을 해야만 한다는 점이 불편해서 커밍아웃을 하게 되셨데요. 그래서 주변인을 알게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커밍아웃을 해버린데요. 커밍아웃을 위한 꿀팁을 알려 주셨는데 함께 밥 먹을 때 "근데 나 레즈비언이다?" 이렇게 무심하게 말해 버리는 거래요. 상대방이 열심히 밥 먹는 척 하며 대답을 얼버무릴 수 있고 맛있는 거 먹고 있으니 기분도 좋은 상태라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기 쉽다는 거죠. 규진님은 이렇게 적극적으로 커밍아웃을 한 덕에 주변에 죄다 동성애자에게 호의적인 사람들만 있데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규진님이 커밍아웃을 한 시점에 떨어져 나가서 일찍부터 관계가 정리되는 것이죠. 

동성애자들이 커밍아웃하기 가장 어렵게 느끼는 상대가 부모님이잖아요? 규진님 어머니는 많이 당혹스러워 하셨고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셨지만 뜻밖에 보수적이고 무뚝뚝한 아버지가 많이 이해해 주고 응원해주신 것 같더라구요.

여유로운 중산층 가정에서 자라셨고 아버지의 해외 파견으로 중국에서 국제 학교도 다니셨어요. 학교 다닐 때 공부도 매우 열심히 하셨고 한국의 명문대에 입학했고, 인턴 경험을 쌓았던 외국계 기업의 정규직이 되셨죠. 운도 좋았고 본인이 노력도 많이 했던 케이스인 것 같아요.

김규진님은 상당한 능력자이시던데 규진님의 와이프는 그 보다 더한 능력자이신가 봐요. 규진님 같은 오픈리 레즈비언이 아니라서 책에 정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커리어 측면에서 규진님을 능가하는 그런 분인가 보더라구요. 소득도 와이프가 훨씬 더 많구요. 와이프분도 중산층 가정에서 여유롭게 자란 것 같았어요. 규진님과 와이프분은 서로 자라난 환경도 비슷하고 교육도 잘 받고 훌륭한 커리어를 가졌다는 측면에서 공통점이 아주 많은 부부더라구요. (공통점이 많은 부부가 잘 산 다고 하죠.)

와이프분은 꽤나 보수적인 직장에 다니셔서 레즈비언임을 모르는 사람이 주변에 많다고 해요. 그렇담 규진님이 언론에 출연해서 목소리 내고 그런게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텐데 규진님이 행복하다면 이해해 주신답니다. 대신 섹스 칼럼은 안 된다고 하셨데요. 섹스 칼럼 쓰는 거 아니면 알아서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응원해 주신답니다(이런 관대한 배우자 정말 좋다~).

 

이런이런~ 제가 스포일러를 너무 많이 쓰고 있나요? 좀 자제해야 겠습니다.

 

 

 

자신을 많이 사랑하는 김규진님이 서로 너무 사랑하는 와이프분과 함께 삶을 즐기면서~ 일상 속에서 작은 승리들을 만들어 나가는 재밌는 이야기에요. 김규진님이 와이프분과 함께 행복하게 사는 그 자체가 바로 혁명이자 헬조선에 대한 저항이 아니겠습니까? 일상의 히어로~ 매일매일 작은 승리를 통해 헬조선을 보다 인간적인 곳으로 바꾸어 나갔으면 합니다.

 

(아래는 인터넷 상에 이미 공개되어 있는 김규진님 사진들입니다. 검색하면 다 나와요. 그래도 혹시 문제가 된다면 알려 주세요. 얼른 내리겠습니다.) 

 

두 분 웨딩 촬영 너무 아름답지 않나요? 이 사진들을 안 가져올 수가 없었어요. 제주도에서 촬영하셨다고 하는데 아름다운 풍경과 어우러져 정말 보기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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